친구랑 같이 매운 음식 먹으러 독산정통춘천닭갈비에 갔어요.

솔직히 독산동 먹자골목이 있긴한데 여긴 거기랑 비교가 안될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닭발이나 떡볶이를 맵게 먹는 것보다 여기서 먹는 칼칼함이 더 좋더라구요.
"매운거 먹자니까 왠 닭갈비?"
하는 친구에겐 신세계를 알려주겠노라 호언장담했어요.

여기 독산동 닭갈비는 맵기 조절이 돼요.
아가들이 먹을만한 순한 맛부터 저희 같은 매니아들이 불을 뿜을 맛까지...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무엇보다도 캡사이신을 때려넣은 매운 맛이라기보단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이 일품이라서
혀가 얼얼한데도 계속해서 집어 먹게 되는 묘한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치즈가 같이 나오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을 더해서 조화롭게 먹을 수도 있다는 것도 포인트에요.

 

 

생각보다 향이 강해서 이 메뉴를 시키면 옆자리 분들이 쿨럭거려요.

그래서 조금 죄송스럽긴 하지만 제가 너무 좋아하는 맛이라서 참을 수가 없어요.
전엔 그냥 혀가 빠지도록 아픈 느낌에 중독돼서 막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을 줄줄 쏟으면서 먹은 적이 많은데
제가 변태가 아닌이상 그런 맛을 계속 즐길 수는 없겠더라고요.
요즘엔 좀 맛있게 매콤한 게 좋아요.

 

 

그리고 누가 더 오래 참나 내기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 속을 풀어줄만한 재료가 같이 나오는 걸 찾게 되더라고요.
보통은 쿨피스 같은 걸 옆에 두고 먹지만 이 집은 진한 치즈가 함께 있으니까 정말로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정말 이런 거 못먹는다고 했던 친구도 데려와 봤지만 이렇게 같이 집어서 먹으니까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독산동 먹자골목보다 여기 닭갈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먹기 전에 부쳐 먹는 계란이 맛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친구한테 이렇게 말하면 비웃지만 이게 은근히 다른데서 맛보기 어려운 별미라는 건 먹어본 사람만 알아요.
이집은 주방에서 조리해서 나오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기 전엔 팬을 예열된 상태로 두시거든요.
그때 후라이를 해 먹으라고 날계란을 가져다 주셔요.
요걸 무쇠 주물판에 깨서 부쳐 먹으면 집에서 해먹은 것과는 다른 무척이나 순정한 맛이 나요.
이게 일반 후라이팬이랑 다르게 무쇠로 만든 주물팬이라서 품고 있는 열도 굉장히 강한데다가

팬에 잡내가 묻질 않아서 계란 그대로의 맛을 알 수 있거든요.

 

 

생각보다 맛있는 계란후라이를 먹고 있으면 완성된 음식을 가져다 주세요.
사리를 더 추가한 경우에는 자리에서 사리를 추가해서 볶아주세요.
저흰 우동사리를 추가했는데 의외로 꿀맛 사리라서 제가 전도를 많이 해요.
매운 향이 코를 찌르지만 그래도 맛있는 건 맛있는 거.
면을 치즈에 듬뿍 찍어서 먹어보면 이제껏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신선한 맛이에요.

 

 

그런가하면 흑임자 소스에 버무려 나오는 샐러드는 어떻고요.
샐러드는 보통 음식이랑 따로 먹는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쌈에다가 같이 싸 먹어도 무척 맛있다는 건 먹어본 사람만

아는 비법이에요. 엄청 상큼하고 신선하달까요.
매운양념의 고기와 완전히 상반되는 재료라서 이질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상극의 궁합이 굉장히 잘 맞아요.
제 친구도 처음엔 믿음이 없었는데 먹고 나서는 "맞다 샐러드 파스타도 맛있지."하면서 납득을 하더라고요.

 

 

역시 닭갈비의 참맛은 완전히 숨이 죽은 야채와 쫄깃한 살점을 같이 먹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쌈도 싸 먹고 샐러드랑도 먹어보고 하지만 원래 튜닝의 완성은 순정이라고 하잖아요.

결국엔 요 스타일로 돌아오게 돼요. 무척 단순하면서도 가장 깊은 맛이 나는 조합이에요.

 

 

이런 집에 오면 늘 먹는 볶음밥이지만 더욱 새롭게 즐기기 위해서는 치즈 사리를 추가하면 돼요.
그러면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이 나는 소스와 서양식의 향기가 물씬 나는 치즈가 섞여서 멋진 퓨전스타일의

요리가 완성돼요. 매콤하면서도 그라탕 같은 풍미가 있달까요.

 

 

그리고 치즈 덕분에 입 안에 끈적하게 달라 붙는 것도 식감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저랑 같이 독산동 맛집 나들이를 한 친구는 닭갈비를 매콤하게 즐기는 게 굉장히 별미라는 걸 알았다네요.
이 친구가 갔던 곳들은 대부분 강도 조절이 안돼서 늘 순하게만 먹어봤는데 여기서 한 번 먹고 나니

눈이 번쩍 뜨인 모양이에요.
독산정통닭갈비집은 독산동 먹자골목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지만 가볼만한 집이라고 봅니다.

특히 매운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최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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