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굉장히 무뚝뚝한 남자분이 전화를 받아서 적잖이 놀랐어요.
서울맞춤예복을 검색하고 여러군데 전화를 돌리던 중이었는데 이 집은 유난히 무뚝뚝하더라고요.
일단 방문하면 저렴하게 잘 해주신다고 약속하시길래 가서 상담이나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들렀죠.
약간 저희 아버지 말투랑 비슷해서 호감이 간 면도 있어요.

 

 

뉴패션양복점 위치는 굉장히 좋아요. 해밀턴호텔 근처구요. 이태원 역에서 바로 보이는 대로변에 있어요.
이태원 뒷골목이 좀 복잡하다보니까 가서 길을 헤메면 어쩌나 싶었는데 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여서 편했어요.
한 번도 이태원의 양복점을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무척 낡고 허름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고풍스러운 곳이더라고요.
전화통화했던 무뚝뚝한 사장님이 저희를 맞아주셨는데 전화로는 인상을 쓰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던 분이 해맑게

웃으시는 게 뭔가 어색했어요.

 

 

'전화 통화가 너무 무서웠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본인은 잘 하고는 싶은데 영 전화통화에 서투르다고

털어놓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온다고 해놓고 안 오는 분들도 제법 많대요.
직접 만나뵈니 굉장히 친절한 호감형의 사장님이셨어요.
전화통화 하던 때와는 다르게 무척 상냥하게 상담을 받아 주시더라고요.
맞춤예복이다 보니까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비용적으로 맞춰볼만한 부분이 많았어요.
정말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더라고요.

저희는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저렴한 원단으로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었네요.

 

 

맨날 백화점에만 다니던 친구도 맞춤집은 처음이라 그런지 살짝 긴장하더라고요.
원단이 빽빽하게 꽂혀 있고 멋진 옷들이 진열되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예의나 격식을 차려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요?
딱딱하게 굳어 있는 저희를 풀어주시려 사장님이 노력을 많이 하셨죠.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물어볼 게 많았는데도 필요 이상으로 꼼꼼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미적지근하게 넘어가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이해하고 거래할 수 있었죠.

 

 

가격대를 들어보니까 친구가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가격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공임비가 적잖게 들어갈텐데 이렇게 저렴하게 팔아도 되나 싶더라고요.
나중에 완성된 예복을 입은 걸 보니까 맞춤이 기성복하고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친구도 굉장히 입기에 편하다고 극찬을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백화점에서 사지 않고 뉴패션양복점에서 맞춤을 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적극 찬성했어요.
사실 몇 벌 가지고 돌려 입는 건데 좋은 걸로 사서 보기 좋게 오래 입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요.

 

 

한쪽 벽으론 전부 원단이 쌓여 있어요.
처음 봤을 땐 다 같은 원단인 줄 알았는데 조금씩 미묘하게 색이 다르더라고요.
제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그러니까 남친이 넌 인디핑크랑 베이비핑크랑 메니큐어 색은 잘 구분하면서

왜 이건 못 구분하냐고 핀잔을 줬어요.
사장님이 앞에 없었으면 쏘아붙였겠지만 오늘은 조금 조신한 척을 했답니다.

 

 

이태원에 있는 곳이라서 외국 손님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주로 맛집이나 그런데 사진 붙어 있는 걸 보면 한국 연예인이 대부분인데 이 집은 NBA스타나 외국 정치인이나

그런 분들이더라고요. 엄청 글로벌한 곳이었어요.
아직도 한국에 들어오면 한 번씩 들러서 맞춰가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서 전화해서 이전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국제우편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대요.
보통 다른 양복집은 그 동네에서 유명한 정도던데 이 곳은 국제적으로 유명세가 있는 곳이었네요.
이런 멋진 가게에서 예복을 맞추다니 저희 결혼식이 조금 더 빛날 것만 같았어요.

 

 

와이셔츠를 고르는 사진인데 사장님이 평소 양복 입을 때 입을 와이셔츠도 사면 저렴하게 주신다고 하셔서
몇가지 원단으로 추가로 골랐네요.
맞춤예복도 와이셔츠도 저렴하게 사고 일석이조였죠.

 

 

결혼식 준비하면서 머리아픈 일들이 많은데 예복을 준비하는 일은 쉽진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서울에서 맞춤예복을 알아본다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주는 곳으로 문의하는게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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