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가는 길에 잠시 들린 정영옥 시골밥상은 남양주한정식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92년도부터 영업했다고하니 벌써 20년이 훌쩍 흘렀네요.
그래서 그런지 오래 전부터 이 집을 찾는 분들이 많은 모양이더군요.
같이 출장을 나가던 동료도 팔당 시골밥상집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주말엔 사람이 바글바글하겠지만 평일엔 손님이 뜸하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들러봤죠.

 

 

정영옥 시골밥상의 보리밥정식이 주력메뉴인 것 같습니다.
보리밥정식에 만원이 넘는 돈은 좀 그런 것 같은데.. 싶었지만 식탁은 제법 화려하게 차려집니다.

색색의 나물들과 반찬들과 제육이 테이블에 빈틈없이 가득 채워지네요.
뭐 양은 적당히 괜찮은 것 같고 맛만 좋으면 될텐데.. 뭐 맛도 나쁘지 않더군요.
약간 슴슴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만 가게가 건강식을 표방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국내산 재료만 사용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한쪽으론 샐러드바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사라다도 있고요.
굴김치나 고추, 쌈야채 같은 것들도 마련되어 있네요.
저는 부족한 반찬 퍼다 먹으라고 해둔 건 줄 알았는데 테이블에 없는 반찬들이더라고요.
튀김류도 있고 계란후라이도 있고해서 결과적으론 반찬이 참 다양했습니다.
남양주한정식맛집을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찬이 잘 나오는 집으론 이 집이 손꼽히네요.

 

 

보리밥에 비벼먹을 나물들이 여럿 보였는데요.
애호박도 있고 시금치도 있고...
뭐 생채라던가 고사리 같은 것도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재료들이 참 맛있네요.
그다지 다른 양념을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맛깔납니다.
괜히 집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한식 참 좋아하시는데 말이죠.
여기 모셔다 드리면 참 맛있게 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가게에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서울에선 좋은 한정식집이 아니면 이렇게 잘 차려져서 나오는 식당을 찾기 힘들죠.
그리고 교외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토속적인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향취가 있잖아요.

 

 

계란과 고추장과 각종 나물을 넣고 젓가락으로 슥슥 비비면 이렇게 맛있는 자태의 비빔밥으로 변신합니다.
보리밥은 정말로 오랜만에 먹어보는 건데 참 맛있네요.
어릴 때는 정말 보리밥이나 잡곡밥보다는 흰 쌀밥이 너무나 좋았는데 나이를 먹으니 보리밥이 별미가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일부러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제육이 아주 그럴듯해 보입니다. 양도 푸짐하고 양념도 아주 맛있더라고요.
맵지 않아서 가족끼리 와도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이렇게 달짝지근한 요리가 식탁에 하나씩은 있어야죠.
여러가지 나물을 넣고 비빈 보리밥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탁이었지만 제육이 더해지니까 훨씬 좋네요.

 

 

고등어 조림도 살이 튼실하고 기름져서 좋았습니다.
고등어도 그렇고 제육도 그렇고 빨간 요리들이 맛있네요.
다른 음식들이 좀 간이 약해서 그런가 조금 더 두드러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도 뭐 강한 맛은 아닌데 감칠맛이 많이 돌아서 그런가봐요.

 

 

쌈을 담뿍 싸 먹었습니다.
초록 상추 위에 잘 비빈 보리밥과 제육이 올라가니 광채가 나네요.
고기도 그렇고 비빔밥도 그렇고 너무 부드러워서 이가 없어도 씹을 것 같습니다.
과연 정영옥 팔당 시골밥상은 남양주한정식맛집으로 소문날만 한 것 같네요.
이런 집의 내공은 한입에 사람을 휘어잡는 강렬한 맛이 아니고 은은히 느껴지는 감칠맛과
섬세한 맛의 매력에서 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입에 우와 맛있다! 이런 감탄사가 나오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이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건강한 밥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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