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던 고깃집이 있는데 날이 갈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양이 야금야금 적어지더라고요.
원래 처음엔 1인분이 200그람이었는데 이젠 180, 160그람으로 점점 줄어들고 가격도 천원 이천원 올가가고..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른 집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본오동 고기맛집 제주삼육돈은 친구가 추천해서 알게된 집인데 정말 맛있다고 칭찬해도 손색이 없는 집죠.

그래서 몇 명 친구들을 모아서 가봤는데 과연 그만한 칭찬을 받을만한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단골수준이구요.
여긴 제주도 근고기라는 걸 파는데 처음엔 저한텐 무척이나 생소했었습니다.

이젠 익숙한 편이죠.
 

 

"저거 너무 비싼 거 아니냐?"
"600그람 가격이야. 나눠보면 엄청 싼 거다."
메뉴표 가격을 보고 한 마디 하는 친구한테 이 집을 추천한 녀석이 핀잔을 주더군요.
근데 정말로 원래 가던 고깃집과 비교해보면 엄청 저렴합니다.
여긴 심지어 제주도 생고기를 쓴다는데도 어쩜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고기가 두꺼워서 익는데 좀 오래 걸려. 그냥 기다려라."
친구가 그러더군요. 그래서 다들 군말없이 기다렸습니다.
앞에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 살코기가 익어가는데 젓가락만 빨고 있는 일이 정말 고역입니다.
기본적으로 오겹살과 목살을 같이 내어 주세요.
한 가지만 한 근을 먹으면 질릴지도 모른다는 배려일까요?

 

 

사장님이 요렇게 큐브 모양으로 맛있게 구워주시고 한 덩어리씩 집어서 파절이 위에 올려 주십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익은지 모르겠는데 사장님은 어떻게 매의 눈초리로 익기를 파악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입에 한덩어리 쏙 넣어 봤더니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돼지의 육즙이 이토록 달콤했던가요.. 엄청 놀라운 맛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 중에 세 손가락 안엔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맛이었어요.

 

 

정말 고깃집에선 육질이 깡패더라고요.
아무리 부재료가 좋고 비싼 숯을 써도 좋은 재료를 쓰는 거엔 이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직접 날아온 걸 쓰는 본오동 고기맛집이다보니까 이건 진짜 뭐를 가져다 대도 꿀리지 않는 맛을 보여주더라고요.
저는 쌈을 정말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런 곳에 오면 쌈을 엄청 싸 먹고 리필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이상하게 여기선 쌈을 싸 먹기가 싫더라고요.

 

 

너무 맛있다보니까 본연의 맛을 해치기가 싫은 거죠.
그냥 소금정도만 콕 찍어서 먹으면 베스트, 오겹살은 부드럽고 삼겹살은 고소해서 좋습니다.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느끼할 법한데 오겹살이 같이 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쵝오!!!
그리고 팬에 굽는 게 아니다보니까 기름기가 밑으로 쏙 빠져서 좋았습니다.

 

 

추가로 제주흑생고기를 시켰는데요.
가격이 무척 저렴해서 그냥 싼맛에 먹자고 시킨 건데 이놈도 의외로 가성비가 괜찮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론 근고기로 나오는 오겹살이나 목살을 이기지 못하더라고요.
이왕이면 3천원 더 내고 먹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주머니 사정이 좀 넉넉하지 않으면 요걸 시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만했어요.
무엇보다 굉장히 저렴하잖아요.

 

 

연탄불에 구워 먹는 고기는 확실히 매력이 있습니다.

숯처럼 향을 입히지는 못하지만 육질이 탄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기름기를 잡아주는 효과도 있고요.
매우 뜨거운 열로 구워내기때문에 퍽퍽해지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합니다.

 

 

본오동 고기맛집이라고 해서 왔지만 정말 누구한테 추천해도 아깝지 않을 곳이었네요.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고기를 굽는데 굉장히 손이 많이가는데 그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사장님이 고집이 느껴져서 앞으로도 계속 단골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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